꽁냥꽁냥 부부의 맛있는 방콕 여행기 <4, 끝> 지구별 여행기


여행지에서의 인상은 대개 여행 첫날 보다 마지막 날에 결정된다.
나는 보통 그런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콕 여행은 마지막이 상당히 좋았다.
사실 마지막날에 한 건 거의 없었지만
아마도 저녁식사의 영향이 가장 컸던 듯 하다.


방콕의 마지막날, 아침에는 비가 왔다.
우리는 기념품과 각종 먹을거리를 사러 숙소 맞은편의 빅씨마켓을 갔다.
체크아웃 시간을 맞추기 위해 눈뜨자 마자 씻지도 않고 나간 거리에는
국왕의 장례식에 맞춰 청소를 하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평일 아침 출근시간이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방콕 사람들도 많았다.
빅씨마켓 주변으로는 맛있는 냄새가 났다.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상에서는 구운 생선이며 다양한 과일들을 깔아놓고 우리를 유혹했다.
벗뜨 
우산이 없었던 우리는 비가 많이 내리기 전에 다시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체크아웃도 해야 한다규.
밤처럼 스콜성 강우가 내리지 않길 바라며
아직 오픈준비가 덜 된 빅씨마켓으로 총총.





빅씨마켓에서 산건 대부분 내가 한국에서 찜콩해둔 리스트들.
방콕에서 주전부리를 많이 사간다기에
MAMA 똠양꿍 컵라면, 빅롤 김과자, 쿤나 건망고, 벤또(쥐포), 꿀, 덴티스트 치약
요렇게 샀다.
엄청나게 큰 빅씨마켓이었는데 사고싶은 물품을 정해놓고 가니
1시간 안에 저걸 다 살 수 있었다 ㅎ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모으는 자석,
이 자석이 가장 중요한 기념품인데
빅씨마켓에서는 보이지가 않았....
야시장인 아시아티크에서는 자석이 너무 조악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단 말이다!
(공항가서 사자 ㅋㅋ)


호텔에 와서 체크아웃을 마친 우리는 마지막 점심으로 "커피빈 바이 다오"를 선택했다.
이름만 봐서는 카페 같은데, 레스토랑이다!
다행히 우리 호텔과 붙어있는 쇼핑몰에도 지점이 있었다.





여기 세팅부터가 남다르다 ㅎㅎ
평일 점심시간이라 주변을 둘러보니 회사원이나 주부가 많았고 사업가 같은 사람도 보였다.
아무래도 백화점? 내 음식점이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싸다보니
방콕의 중산층 이상 되는? 사람들이 오는 곳 같았다.
명품을 잘 모르는 나도 그네들이 입고 들고 있는 건 알겠더라;;;
이 레스토랑 원래 이런 곳인가요? 잉.






커튼으로 장식돼있는 분위기 얼마만인지...





내 쪽에서 바라보는 실내 인테리어가 후덜덜하구나 ㅎ
저 파란 샹들리에는 태어나서 처음본다. ㅎㅎㅎㅎ 
커피랑 디저트도 파는 같이 가게여서 진열장에 케익도 보이고
고풍스러운 주전자와 찻잔도 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방콕에서 늘 먹던 땡모반을 시켰는데,
방콕에서 여지껏 먹은 모든 음료수, 과일주스, 아이스크림 등등 다 통틀어서
얘가 제일 달고 시원하고 맛있었다!!!!
커피빈 바이 다오 가시는 분들 무조건 땡모반 시키세요. 두번 먹어야 함요.






아주 성공적이었던 우리 둘의 점심식사.
신랑은 카레 국수?
나는 돼지고기 볶음밥ㅎ
방콕 현지식인데 관광객 입맛에 맞게 변형시켜놓은
살짝 퓨전음식의 느낌이 났다.
특히 내 음식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국 사람 입맛에 딱임.






저 초록색 풀때기와 돼지고기를 슥삭슥삭 비벼서 
계란 노른자 터트려서 폭풍흡입





배가 부른 우리는 마지막 일정인 방콕 아트앤컬쳐센터(BACC)를 가기로 했다.
저 사진은 BACC 사진이 아니라 우리 쇼핑몰에서 씨암쪽으로 가는 통로에 있던 작품들.
첫날부터 넘나 맘에 들었었는데 마지막날에서야 사진을 ㅎㅎ


가운데 여자와 남자가 마주보고 있는 작품이 젤 맘에 든다.
내가 지금 임신을 해서 그런가? ㅎ
남자 배가 더더욱 마음에 드네 ㅎㅎ 






사진을 찍고 있으니 방콕 사람들이 나와 신랑 사이로 지나가지 않고
신랑 뒤로 지나가주어 참 고마웠던 기억.
숙소에서 BACC까진 걸어서 20분이 넘게 걸렸던 거 같다.
힘들었다. ㅠ





BACC 내부 정말 웅장하다!
피곤하다고 안왔으면 서운했을뻔.
입이 떡 벌어졌다고 해야하나.
규모도 컸지만 건물 설계나 디자인 면에서도 아주 훌륭했다.
아쉬웠던 건, 국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모든 기획전시가 국왕 관련한 전시로 가득해서
현대미술 작품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 ㅠㅠ
회화나 설치 작품 모두를 좋아하는 나는 탄식만...ㅠㅠ
그래도 센터 곳곳을 둘러보며 잘 놀았다.





이 전시실도 국왕과 관련한 작가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기억된다.
주제가 자연? 뭐 이런 쪽이었던 거 같은데
국왕과의 큰 인연? 이 없는 나는 대충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 ㅎㅎㅎ





신랑이 찍어준 사진인데 느낌이 좋아서! ㅎㅎ
내가 보고 있는 건 태국의 각 지역에서 공수해온 흙이나 돌멩이?로 만든 작품.
마찬가지로 국왕 관련 전시.




BACC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
정식 전시실은 아니었고, 복도쪽에 신진화가를 위한 갤러리? 같은 곳이었는데
명화나 유명인을 조합해서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꽤 강렬했다.
작가님 이름 외우려고 했었는데
까먹었다 윽. ㅠㅠ




2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말라 BACC 내부 커피숍엘 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너무 strong해서 물 추가해달라고 했더니
엄청 열심히 제조해줬던 직원 분이 생각난다 ㅎㅎ
커피 마시니 피가 쌩쌩 도는 것만 같다.

이제 예약해둔 마사지 받고 
저녁 5시30분에 예약해둔 대망의 레스토랑, UNOMAS를 가면 우리의 일정 끝.
마사지는 이세탄 백화점 내에서 받았는데
가격(900바트)에 비해 썩...ㅠㅠ
그래도 두 시간 푹 쉬고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이 UNOMAS(우노마스) 레스토랑은 스페인&지중해 음식 전문식당이다.
방콕 트립어드바이저 10092곳 중 35위!
씨암 지역에서는 462곳 중 2위!
고급 정찬&다이닝 부분에서는 306곳 중 18위!
하여간 좋은 곳이다.......................ㅎㅎㅎㅎ

우리 숙소였던 그랜드 센타라 앳 센트럴 월드 55층에는
방콕 3대 바(bar) 중 하나인 redsky(레드스카이)가 있고
그 한층 아래인 54층에는 바로 저 우노마스가 있다.
우리 숙소 투숙객은 우노마스에서 웰컴드링크 1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데
숙소 온 첫날, 웰컴드링크 마시러 갔다가
우노마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블락 당해서 기분 나빴던 기억이!!!

하지만 알고보니 우노마스 내부 레스토랑은
우리처럼 디너(식사)를 하거나 미리 예약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ㅎㅎㅎㅎ

그도 그럴 것이, 식사를 하는 와중에 둘러보니
우리처럼 우노마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레스토랑 뷰가 끝장난다)
종업원이 다 블락하고 있었다.





우린 미리 예약을 하고 간 터라 친절한 직원?들의 소셜스마일을 받으며
아주 좋은 창가자리로 안내받았다.
들어가서 한 10분쯤 지나자 직원이 예약 내역을 한번 더 확인하더니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해주겠다며 자리까지 바꿔줬다 ㅎㅎㅎㅎㅎㅎㅎ
테이블이 훨씬 크고 전망도 더 트여있는 쪽이었다.




우리 숙소도 38층이었지만, 54층에서 내려다보는 방콕은 더 시원했다!
오후 5시30분이었는데 구름이 많아 석양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딱 개늑시였는데 흑 ㅠ

우리는 트러플이 들어간 빠에야와 랍스터 파스타를 시키고
신랑은 에스트렐라 담 생맥주를 시켰다.
담은...........내가 제일 좋아하는 최애최애 맥주고, 신랑도 선호하는데
맨날 이마트에서 캔맥주만 사먹다가 생맥주로 먹으니
신랑 눈이 두 배가 되더라. 나름 스페인 식당이라고 담 생맥이 있었어...
하...............................

나는 논알콜 칵테일을 시켰다.

............


나는 언제쯤 맥주를 마실 수 있을까.
벌컥벌컥.
그 날이 온다면, 나는 담을 먹을 것이야. ㅠㅠ



음식이 나오는 동안 하늘 사진, 풍경 사진을 많이 찍었다.
여긴 화장실도 뷰가 좋더라......................
하긴 랍스터파스타가 1500바트(5만원)쯤 했던 거 같은데
뷰라도 좋아야지............
손님 보다 직원이 2배가 더 많았고
모든 직원은 우리 물잔이 비워지길 주시하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면 거의 1초 내로 반응해줬다......
허허허
황송할 따름.




정말 맛있었던 식전빵과 내가 시킨 칵테일.
칵테일 상큼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맛있는건 크게 한 번 더.
고소하고 담백했다.





담 생맥 ㅠㅠ
신랑은 저거 두 잔이나 먹었다.
부럽다.
사진 보니 또 부럽다. ㅠㅠ





바게트만 먹어도 행복한가?
ㅎㅎㅎ





우리 자리에서 보였던 방콕.
이렇게 거대한 도시일 줄 상상도 못했지.
빈부 격차가 이렇게 심할 줄도.

노을은 잘 안보이고 먹구름이 보인다. ㅠㅠ






먼저 나온 랍스터파스타.
하...............
비주얼 때문에 놀랐고 맛보고 놀랐고!!!!





오일 베이스에 랍스터의 풍미를 최대한 살린 파스타.
진짜 맛있었다.
랍스터 살이 쫄깃쫄깃하고
저 갑각류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오일이 아주 감칠맛났던. ㅠㅠ
너무 맛있어서 오일에 빵도 찍어먹었다.
빠에야는 아무래도 20~30분의 시간이 걸리기에
파스타를 천천히 먹었다.


신랑은 "그래, 이런데 와서 자기랑 맛있는 거 먹으려고 돈을 버는 거지" 라고 말했고
나는 수긍했다.
우리가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한번쯤 좋은거 같아 여보.
함께여서 참 행복하다.







30분~40분 사이에 금방 어두워진 하늘.
빌딩숲에 불이 들어오니 더 예쁘다.






파스타 다 먹어가니 딱 맞춰 나온 빠에야.
포크소세지가 곁들어져 있었는데 짭쪼롬하고 부드러웠고
무엇보다 트러플 향이 참 좋았다.






웃긴게, 저 빠에야 무쇠팬이 엄청큰데
우리 덜어먹으라고 서빙해준 앞접시는 저거 보다 더 크다는거 ㅎㅎ
웃겼다. ㅎㅎ
계속 우리 "이거 앞접시 맞제?" 하면서 먹었다는 ㅋㅋ






나 화장실 간 사이에 여보가 찍은 것 같은 사진. ㅎ
얼핏 거대한 앞접시가 보인다.
오른쪽에 푸른 조명이 비춰지는 곳이 웰컴드링크를 먹을 수 있는 바.
저기와 우노마스 레스토랑 사이에 자동문이 하나 있는데,
그 앞에서 직원이 블락을 하고 있다.

마침 이날 컨벤션이 개최돼서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바에는 웰컴드링크나 간단한 음료, 술을 마시려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우노마스 레스토랑 안은 휑~;;;;


식사값은 많이 나왔지만,
멋진 풍경과 분위기와 서비스, 맛을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았다.





예전에는 뭔가 활동(액티비티)으로만 추억을 쌓을 수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좋은날, 좋은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도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도 있구나- 라고 느낀 날이었다.

물론 둘 다 해본 입장으로
어떤 것이 더 낫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생에 '시기'라는 것이 있다면
젊을 때는 전자가 주는 감동이 컸고
성숙해졌을 때는 후자를 즐길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전자가 감동일 시기에, 후자를 시기할 이유도 없는 거고
후자를 여유롭게 즐길 시기에, 전자에 미련을 두고 억지로 강행군 하며 무리할 필요도 없는 거고.
그랬다.









마지막 저녁은, 이렇게 우노마스에서 행복하게 마무리 지었다.
첫날 야식으로 먹었던 75바트 팟타이에서부터 마지막 저녁 호화롭게 먹었던 1500바트 파스타까지.
우리 꽁냥꽁냥 부부 참으로 알차게 방콕에서 잘 먹고 잘 놀고 아픈 곳 없이 잘 다녔다.


75바트와 1500바트 사이의 간극은 사실 아무 소용 없는 숫자놀음이다.
중요한 건, 그때의 너와 나. 우리 둘이니까.

그때 그 밤, 그 테이블에서 함께 맛있는 밥을 먹었던 우리 둘.
노점상이 됐든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이 됐든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웃으며 행복해하는 우리 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 없다.


남편이 훅 던진 한마디. "우리 여행갈까?"
내가 받아친 한마디. "좋지, 어디로 갈까?"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여보?


<끝>